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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 가설] 회식은 과연 조직 관리에 도움이 될까? 선풍기 제조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홍대표는 요즘 고민이 많았다. 모바일 기기와 블루투스 연결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선풍기 제품들이 연일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시장이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가기가 매우 벅찼다. 회사는 30년이 넘는 업력을 자랑하며 중견기업 못지않은 규모까지 성장했지만, 홍대표는 지금이 가장 위태로운 시기임을 직감했다. 홍대표가 느끼기엔 에어컨이 대중화되면서 선풍기 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던 그때도 지금만큼은 아니었다.무엇보다 가장 크게 위기를 느낀 순간은 디자인팀과 엔지니어팀의 심한 갈등으로 제품의 출시와 생산에 차질을 빚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시장속도에 맞춰 급하게 제품.. 2023. 3. 27.
[방관자 효과] 도움이 필요할 때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심리 알렉스는 세 달에 만에 드디어 휴가를 얻었다. 최근 회사에서 꾸린 TF팀 소속으로 선발되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기 때문이다. 무려 세 달간 지속된 야근과 휴일근무 끝에 TF팀은 배정된 과제를 끝마칠 수 있었고 팀원들은 모두 일주인간의 휴가를 갈 수 있었다. 알렉스는 누적된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모처럼의 휴가를 잠으로 보내는 것이 몹시 아까웠던 나머지 3일간을 PC게임과 음주로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4일째 되던 날 아침, 먹을거리를 사러 후줄근하게 편의점에 가는 길이었다. 오랜만에 햇빛을 본 탓인지 머리는 어지럽고 속은 메스꺼웠다. 알렉스는 대수롭지 않게 '잠을 많이 안 잔 탓일 거야. 곧 괜찮아지겠지...' 라며 걸음걸이를 늦추려는 찰나, 갑자기 심장이 조여 오는 느낌이 들면서 숨이 가빠왔다. 호흡이 .. 2023. 3. 26.
[과잉정당화 효과] 취미가 일이 되면 안 되는 이유 덱스터는 카메라 수집과 사진촬영이 취미다. 어릴 적 아버지가 물려준 PENTAX 카메라 덕분에 흥미가 생겨 서른 살이 넘은 지금까지 취미를 이어오고 있다. 덱스터는 주말이 되면 카메라와 장비를 챙겨 정처 없이 떠나는 것이 좋았다. 계획 없이 떠난 그의 발길이 닿는 곳에는 항상 상상할 수 없었던 진귀한 풍경들과 훌륭한 피사체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취미생활을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덱스터의 영감을 고무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덱스터는 주말 사진여행에서 돌아오면 항상 자신의 SNS에 업로드시켰고 그의 팔로워도 어느새 1만 명을 향해가고 있었다. 딱 거기까지가 좋았는데... 무심코 열어본 SNS계정의 DM이 덱스터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발신 : ASTOP STUDIO 수신 : DEXTER 내용.. 2023. 3. 25.
[가확실성 효과] 뿌리치기 힘든 '100%'의 유혹 타일러는 얼마 전 퇴근길에 우연히 회사 근처 피트니스 클럽 광고 전단지를 받았다. "MAX-POWER 피트니스 클럽 신규회원 40% 특별 할인이벤트(3일 간)! 일주일 내 불만족시 100% 환불!" 타일러는 마침 웨이트 운동에 관심이 있었던 참이라 40% 할인과 100% 환불이란 문구에 홀린듯이 피트니스 클럽에 방문하였다. 40% 할인을 받으려면 1년 회원권을 선구매해야 된다는 말에 잠시 고민하긴 했지만 클럽의 분위기와 운동하는 사람들의 몸을 보고 나니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일주일 이내에 100% 환불해준다고 하니 일단 해보고 결정하자고!' 그렇게 타일러는 등록을 마치자 마자 트레이너를 배정받고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웨이트운동 경험이 많지 않았던 탓인.. 2023. 3. 24.
[텍사스 명사수의 오류] 우연한 행운에서 시작된 그릇된 신념 잭은 자신에게 다가온 이 행운이 믿기지 않았다. 온 우주의 기운이 자신을 향해 있는 것만 같았다. 플랜트 영업사원으로 영업실적이 늘 하위권에 머물렀던 그가 3년 만에 대규모 수주를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이 규모는 회사 연간 매출의 10%를 상회하는 대규모 계약이었고 그 계약은 잭을 순식간에 영웅대접을 받는 엘리트 영업사원으로 만들어 주었다. 잭은 이 행운이 그날 입었던 찢어진 셔츠가 행운을 불러일으킨 거라 생각했다. 잭은 계약성사 당일 아침 늦잠으로 몹시 분주했던 나머지 손에 짚히는 대로 허둥지둥 옷을 차려입고 나왔는데, 하필 그날 입은 셔츠는 겨드랑이가 찢어진 셔츠였던 것이다. 다행인 건 잭이 슈트상의를 벗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셔츠가 찢어진 것을 알 수 없었다. 셔츠가 신경 쓰였던 잭이 노심초.. 2023. 3. 23.
[구글 효과] 구글은 기억의 저장소일까 기억의 도둑일까? 오웬과 클로이는 5년째 동거 중인 커플이다. 드라마와 영화감상을 좋아하는 그들은 오늘도 여느 때처럼 퇴근 후 캔맥주를 마시며 TV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었다. 한참을 홀짝이며 드라마를 시청하던 도중 오웬이 흥분한 채 클로이에게 물었다. "클로이, 지금 나오는 저 여배우 이름이 뭐였더라? 제... 제인... 뭐였는데? 드라마 에 나왔던 배우 같아!' 오웬의 흥분한 목소리에 클로이도 동조하면서 외쳤다. "맞아. 저 여배우 에서 정말 매력적 이었는데...! 아...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아. 하지만 궁금한 건 못 참지! 구글로 한번 검색해 보자." 그렇게 그 두 사람은 드라마를 켜둔 채 각자의 스마트폰을 꺼내 여배우의 이름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드라마가 끝나갈 때쯤 클로이는 여배우의 이름을 찾아냈고 환호.. 2023.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