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사례로 보는 생활 속 심리학 】

[방관자 효과] 도움이 필요할 때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심리

by Derokey 2023. 3. 26.

신발을 벗고 길에 쓰러진 남성

 

알렉스는 세 달에 만에 드디어 휴가를 얻었다. 최근 회사에서 꾸린 TF팀 소속으로 선발되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기 때문이다. 무려 세 달간 지속된 야근과 휴일근무 끝에 TF팀은 배정된 과제를 끝마칠 수 있었고 팀원들은 모두 일주인간의 휴가를 갈 수 있었다. 알렉스는 누적된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모처럼의 휴가를 잠으로 보내는 것이 몹시 아까웠던 나머지 3일간을 PC게임과 음주로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4일째 되던 날 아침, 먹을거리를 사러 후줄근하게 편의점에 가는 길이었다. 오랜만에 햇빛을 본 탓인지 머리는 어지럽고 속은 메스꺼웠다. 알렉스는 대수롭지 않게 '잠을 많이 안 잔 탓일 거야. 곧 괜찮아지겠지...' 라며 걸음걸이를 늦추려는 찰나, 갑자기 심장이 조여 오는 느낌이 들면서 숨이 가빠왔다. 호흡이 어려워진 알렉스는 그대로 길바닥에 쓰러졌고 숨을 쉬기 위해 신발이 벗겨질 정도로 크게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도... 도와주세요. 수... 숨이 잘 안 쉬어져요..."

알렉스는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애써 주변을 향해 도움을 요청했다. 시간은 아침 출근시간대라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다니고 있었는데, 알렉스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웅성이기 시작했지만 누구 하나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다. 도움은 고사하고 술에 취한 부랑자로 보고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하면서 킥킥대는 사람들 마저 보였다. 알렉스는 다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최대한 고개를 들고 여러 사람들을 향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여전히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고 그 짧은 찰나에도 알렉스의 시야는 빠르게 흐려져 갔다.

알렉스가 눈을 떴을 때는 병원이었다. 의사가 말하길 다행히 마침 지나가던 경찰관이 빠르게 응급차를 불러주었고 병원으로 이송되어 골든타임을 넘기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알렉스는 도움을 주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소름 끼치도록 눈에 선명했고 공포스러웠다. 결국 알렉스는 이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도 함께 받아야만 했다.

 

목차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란?

    '방관자 효과'위급한 상황에서 주변에 사람이 많을수록 개인이 개입하여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방관자 효과'는 1960년대에 심리학자 Bibb Latane와 John Darley에 의해 처음 연구되었습니다. 이 이론은 뉴욕시의 아파트 건물 앞에서 칼에 찔려 사망한 여성 키티 제노비스 사건이 이 연구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목격자가 38명이나 됨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그녀의 비명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신고하거나 도움을 주지 않았고 결국 살인이 세 차례에 걸쳐 30분 이상 계속되었던 끔찍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방관자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로 널리 알려지면서 '제노비스 신드롬'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의 심리적 원인

    '방관자 효과'는 여러 심리적 요인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하게 됩니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첫 번째는 '책임의 분산'이라는 측면입니다. 사람들은 여러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책임이 분산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평가 불안'의 측면입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서 개입하는 행동을 주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다수의 무지'의 측면입니다. 이는 사람들이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타인의 행동을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을 말합니다. 즉, 판단이 어려울 땐 다른 사람의 반응을 살피게 되고 아무도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의 그런 소극적인 모습을 판단의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서로 눈치만 살피다가 아무도 개입하지 않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방관자 효과는 다양한 심리적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현상으로 위 같은 원인을 이해하는 것은 위급한 상황에서 방관자 효과에 대처하는 데 중요합니다.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방관자 효과'는 어떤 상황이나 요인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요인은 '방관자의 수'입니다. 방관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위급한 상황에 '나 아니어도 누군가 도와주겠지'또는 ' 누군가 다른 사람이 신고하겠지'라는 책임의 확산심리가 더욱 강해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상황의 모호성'입니다. 사람들은 상황이 확실하다고 판단되지 않으면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알렉스의 사례에서 보면 후줄근한 차림으로 길바닥에서 몸부림치는 알렉스를 누군가는 술 취한 부랑자로 생각합니다. 이 경우 행인들이 알렉스가 어떤 상황인지 확실히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상황의 모호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행인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위급상황이 확실히 인지한다는 전제하에 피해자가 자신과 유사하다고 인식할 때는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강도에게 피해를 당한 적이 있는 사람은 강도를 당하는 사람을 과거의 자신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느끼고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에 대처하는 방법

    알렉스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방관자 효과'를 겪게 되었을 때 대처하지 않으면 적절한 때 조치를 취하지 못함으로써 때론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방관자 효과'에 직면했을 때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방관자 효과'가 발생하는 심리적 원인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도움이 필요한 위급한 경우에 있을 때 군중들의 '평가 불안'과 '다수의 무지'의 측면을 순간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책임의 분산'은 확실하게 없앨 수 있습니다. 책임의 분산을 없애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방관자 중 한 사람을 특정하여 도움을 청하는 것입니다. 이때 주의점은 구체적으로 지목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파란색 모자 쓴 아저씨 저를 도와주세요!" 또는 "빨간 점퍼를 입은 아주머니 신고 좀 해주세요!"와 같은 방식으로 지목할 사람의 특징을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경우 분산되었던 책임이 지목된 사람에게 집중되고, 지목된 방관자는 도움요청을 받고도 아무 행위도 하지 않을 경우 다른 방관자들의 비난이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으므로 즉각 행동으로 옮길 확률이 높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위급한 순간 특정한 대상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여 '방관자 효과'로부터 대처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facebook twitter band naver kakaoTalk shareLink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