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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로 보는 생활 속 심리학 】

[제로섬 휴리스틱] 이기는 것 만이 능사가 아니다.

by Derokey 2023. 3. 17.

절친해 보이는 두 남자의 웃는 사진

 

폴은 헨리와 유년시절부터 함께 지내온 30년 지기 친구이다. 폴과 헨리는 교육자 출신의 부모님들의 친분으로 자연스럽게 어려서부터 친형제처럼 가깝게 지냈다.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들의 영향으로 두 사람은 어려서부터 학업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고 성적도 늘 상위권을 유지하였다. 폴은 내색은 안 했지만 상위권을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쉴 틈 없이 공부만 했지만, 헨리는 적당히 놀면서도 항상 근소한 차이로 폴보다 성적이 좋았다. 게다가 운동을 좋아하고 사교성이 좋다 보니 친구들 사이에 인기도 많았다. 폴은 헨리를 보면서 묘한 경쟁심과 질투심을 느꼈다.

' 왜 나는 이렇게 죽어라 열심히 하는데 헨리보다 못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드는 날이 많아질 수록 학업의 성취보다 헨리 와의 경쟁에 모든 초점이 맞춰지는 듯했다. '이번 기말고사는 바드시 헨리보다 좋은 성적을 받고 말 거야' , '이번 수행평가는 꼭 헨리를 이기고 말 거야'와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배하게 되었다. 좋은 성적, 선생님과 부모님의 기대, 헨리에 대한 교우들의 평판, 이 모든 것들이 마치 폴이 가져야 할 것들을 헨리가 빼앗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헨리도 그런 폴을 조금 의식하는  듯했지만 여전히 평소와 같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하였고, 오히려 폴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필기노트를 공유해 주거나 좋은 정보가 있으면 알려주곤 했다. 폴은 내심 고마우서도 그런 헨리가 얄밉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서 두 사람은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폴은 헨리 덕분인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폴은 원하던 로스쿨에 진학하게 되었지만, 헨리는 어찌 된 영문인지 폴보다 좋은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따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 연락이 뜸해지고 바쁜 나날 속에 두 사람은 자연스레 소식이 끊겼다.

10년의 시간이 지나 폴은 작은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할 무렵이었다. 무심코 틀어놓은 TV 뉴스를 통해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두 눈을 의심했다.

"온라인 소셜플랫폼 WE&ME가 대규모 투자유치를 성공하면서 올해 스타트업 기업 중 유일하게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였습니다. 올해로 설립 5년차인 WE&ME의 CEO 헨리 제임스는......"

그 익숙한 얼굴은 바로 헨리였기 때문이다. 헨리가 뉴스에 나온 그 다음날, 헨리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이 폴의 휴대폰을 정신없이 흔들었다. '10년 만에 연락하여 자랑이라도 하는 것일까?'  또다시 10년 전의 묘한 경쟁심과 질투심이 살아나서 폴을 삐뚤어진 감정으로 이끌었다.

" 폴, 오랫만이지? 연락이 늦어서 미안해! 널 이제야 찾게 된 건 내가 준비가 부족했던 탓이야. 이제는 자신 있게 너한테 부탁할 수 있을 것 같아. WE&ME의 법무팀 이사로 널 초빙하고 싶어. 시간 될 때 메시지 남겨줘. 보다 자세한 사항은 우리가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 - 너의 오랜 친구 헨리 -

그렇게 WE&ME에 합류하게 된 폴은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고, 능력을 인정받아 헨리와 함께 WE&ME를 공동 경영자이자 2대 주주가 되었다. 이제 폴은 헨리를 경쟁상대로 생각하거나 시기하지 않는다. 이 관계가 헨리의 성과가 자신의 성과를 빼앗는 제로셈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헨리와 협력할수록 더욱 생산적인 시너지가 생긴다는 것도 깨달았다. 폴은 헨리에게 자신이 헨리를 몹시 질투했었고 얄미운 상대로 생각했다는 사실을 고백했는데, 헨리는 그 사실조차 너그럽게 이해했다. 폴은 헨리가 자신에게 가장 완벽한 파트너라고 생각했다. 가끔 장난스레 "I envy you!!" 라며 너스레를 떠는 것만 빼면.

 

목차

 

    제로섬 휴리스틱(Zero-sum heuristic) 이란?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이란 한 사람의 이익만큼 다른 사람에게 손해가 되는 상황을 이야기 합니다. 예를 들면 서로 돈을 걸고 내기나 도박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휴리스틱(Heuristic)은 시간적인 여유나 정보 불충분의 이유로 무엇인가를 판단할 때, 꼼꼼히 따져 보지 않고 쉽게 결정해버리는 경향을 이야기합니다.

     

     

    '제로섬 휴리스틱(Zero-sum heuristic)'은 위 두 단어의 합성어로 제로섬 게임이 아닌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제로섬 게임으로 속단 해버리는 인지편향을 말합니다. '폴과 헨리의 이야기'에서 보면 폴은 헨리와의 경쟁심이 심화되면서 주위의 평판이나 대학입시 등과 같은 특정 부분에 있어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폴이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헨리와 선의의 경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일상에서도 윈윈게임을 제로섬 게임으로 착각하는 경우들이 종종 생기는데, 이것은 '제로섬 휴리스틱'에서 기인합니다.

     

    제로섬 휴리스틱(Zero-sum heuristic)이 발생하는 원인

    제로섬 게임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흔하게 '제로섬 휴리스틱'에 빠지곤 합니다. 제로섬 휴리스틱은 전반적으로 개인 및 사회 문화적인 여러 복잡적인 요소들이 결합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주로 아래와 같은 원인을 통해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 경쟁의 심화

    현대사회에서는 성공의 척도를 종종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얼마나 더 잘하는지로 두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풍토는 결쟁강도를 더욱 심화시키고, 모든 상황을 승자와 패자만 있는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게 합니다. 개인의 성공의 경험이 대부분 경쟁에 의해서 형성된 경우도 제로섬 휴리스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 희소성의 오류

    경쟁이 심화 되면 사람들은 곧 잘 자원뿐만이 아닌 기회와 보상도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는 다른 사람에게 기회와 보상이 주어지면 자신에게 올 수 있는 것이 빼앗기거나 줄어들었다고 생각하는 오류에 빠지게 합니다. 극단적인 경우는 모든 타인을 경쟁적인 구도로 판단하며 성공에 대한 위협의 대상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3. 사회/문화적 차이

    '제로섬 휴리스틱'은 사회/문화적 차이에 따라도 발생빈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떠한 공동체나 집단의 성향이 경쟁과 개인주의에 높은 가치를 둘 경우 발생할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고, 협력과 복지에 좀 더 높은 가지를 둘 경우 상대적으로 발생활 확률이 낮아질 것입니다.

     

    제로섬 휴리스틱(Zero-sum heuristic)을 피하는 방법

    경쟁이 고도화 되는 현대사회에서는 실제로 자신이 손해 본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이 얻은 혜택이나 이득을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곤 합니다. 아래와 같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제로섬 휴리스틱'을 피하고 윈윈게임의 이득을 취하십시오.

     

     

    1. 모든 상황을 제로섬 게임으로만 인식하지 않기

    경쟁적인 환경에 많이 노출될수록 '제로섬 휴리스틱'은 습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경쟁적 상황이 오더라고 일단 제로섬 게임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멈추십시오.

    2. 경쟁자를 조력자로 바꿔서 생각해 보기

    새로운 경쟁자가 생겼다고 판단되면, 경쟁자를 이기고 배척하려는 생각에 앞서 그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십시오. 같은 분야에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필요한 조력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이 옆 가게에 카페가 생겼다고 서로 출혈 경쟁을 유도하기보다 서로 협력하여 골목상권 전체를 대상으로 '집적효과'를 노리는 방법이 오히려 서로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예시로 볼 수 있습니다.

    3. 승패의 사고방식 버리기

    승자가 있으면 반드시 패자가 있다는 인식은 전형적인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듭니다. 윈윈전략을 통해 다수 또는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길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면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고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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