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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로 보는 생활 속 심리학 】

[지식의 저주] 지식의 양과 소통은 정비례 하지 않는다.

by Derokey 2023. 3. 16.

업무에 대한 설명 중인 회사원

 

제인은 최근 다년간의 디자인 경력을 바탕으로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대형 웹디자인 회사로 이직하였다. 개인 SNS에 포트폴리오를 올려놓은 덕에 스타트업 회사들의 러브콜은 많았지만, 프리랜서로 일한 기간이 길다 보니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춘 전통이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이유이다.

첫날 팀이 배정되었고 팀장인 존슨에게서 대략적인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첫 업무지시를 받게 되었다. 존슨은 회의실에서 화이트보드에 무언가를 분주히 써 내려가면서 열심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의 오랜 경력자는 확실히 다르긴 다르구나...' 라며 감탄하고 있던 찰나 존슨이 제인에게 물었다.

"제 말 모두 이해가시죠? 오늘은 이 기획 초안을 토대로 세부내용을 정리하여 퇴근 전까지 제출 해주세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존슨은 문서 한 장을 건네고 다른 바쁜 일이 있다는 듯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그가 건넨 문서는 다음 분기 예정된 프로젝트에 대한 기획 초안이었다.

 


그의 말이 빨랐던 탓이었을까? 아니면 회사라는 공간의 분위기에 압도된 탓이었을까? 사실 그가 했던 대부분의 말들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제인은 지시된 업무를 위해 천천히 그가 건넨 기획 안을 읽어보았다.

'맙소사, 이 알 수 없는 용어들은 대체 뭐지? 나도 이 업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고 자부하는데...!" 

존슨이 건넨 기획 안에는 처음 보는 용어들과 이니셜로 축약된 단어들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 중 제인이 알 수 있는 단어는 30% 정도 수준에 불과했다. 제인은 창피함을 무릅쓰고 결국 존슨 팀장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비로소 알 수 있었다. 그 알 수 없는 단어들의 정체는 대부분 회사 내에서만 통용되는 단어들이며 일반적으로 흔하게 쓰이는 단어들도 불필요하게 축약하여 쓰고 있었던 것이다. 존슨 팀장은 멋쩍은 표정으로 제인에게 말했다.

"이거 참... 제가 실수했네요! 우리 회사 내에서는 모두 이런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바쁜 나머지 제인 씨가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네요. 미안합니다!"

그렇게 제인은 존슨 팀장으로부터 보다 자세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목차

     

    지식의 저주 (The Curse of knowledge)란?

    '지식의 저주 (The Curse of knowledge)'는 일종의 인식 왜곡으로 다른사람들과 의사소통 할 때,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은 다른 사람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선입견입니다. 이는 주로 교수, 선생님 같은 교육자나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도 누구나 쉽게 겪을 수 있는 인지오류 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최근 인기가 많은 드라마에 대해서 상대방이 당연히 이 드라마를 봤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던지, 최근 등장한 신조어를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행동 등은 전형적인 '지식의 저주'로 볼 수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 존슨은 회사에서만 사용되는 업무용어를 마치 업계 전체에서 통용되는 듯한 용어로 인지하고 신입직원인 제인에게 스스럼없이 사용했던 것입니다. 교수가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에게 전공과 관련된 전문 용어를 사용하여 수업을 하는 경우도 비슷한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지식의 저주 (The Curse of knowledge)가 발생하는 원인

    '지식의 저주'는 특정 주제에 대해 높은 수준의 지식이나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들도 같은 수준의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때 주로 발생하는 인지 편향입니다. 이로 인해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는 다른 사람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여 오해와 의사소통 단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식의 저주는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하게 됩니다.

     

     

    1. 과몰입

    어떤 사람이 특정 분야에서의 공부나 일에 있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게 되면 해당 분야의 전문 용어나 개념에 너무 몰입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전문용어를 다른 단어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불필요하게 느끼게 되고 다른 사람들이 오히려 이 전문적인 용어와 개념에 익숙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2. 인지과부하

    특정 분야의 전문가는 주제에 대해 너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이것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거나 정열 시키는 데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고려는 우선순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3. 지식의 과시

    실제 화자는 상대방이 자신이 말하려는 전문지식이나 용어를 모를 것이라는 것을 예측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고 싶다거나 '후광효과'를 기대했을 수도 있습니다.

     

    지식의 저주 (The Curse of knowledge)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지식의 저주'는 전문적인 영역에서 사회·문화적 지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개인이 특정 주제에 대한 고도의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을 때, 해당 전문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의사 소통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화에 장벽이 생기고 혼란이나 오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식의 저주'는 개인적 및 직업적 관계에서 좌절감, 소외감, 오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동일한 수준의 이해 또는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왜곡된 인지를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 용어나 복잡한 용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의사 결정 및 문제 해결 과정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지식의 저주 (The Curse of knowledge)를 극복하는 방법

     

     

    1. 편견의 인식

    '지식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편견을 인식해야 합니다. 자신만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기 앞서 상대방에 대한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인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보통은 상대방의 학력이나 직업적 환경을 고려하여 지적 수준을 가늠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은 반드시 모든 분야에 뛰어나거나 모든 분야에 뒤처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을 편견 없이 인식하고 어떤 방식의 의사소통이 좋을지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외래진료를 보는 의사가 80대 할아버지와 40대 중년남성을 대할 때 각각 어떤 용어를 사용하여 어떻게 설명할 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2. 풀어서 말하기 연습

    당신이 아주 특정한 전문적인 분야에서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대부분은 그 분야에 대한 용어 및 지식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전문적인 용어의 사용은 의사소통이 원천적으로 진행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전문적인 용어는 쉬운 단어로 풀어서 말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복잡한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유추나 은유를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 수 있지만 스토리텔링도 좋은 대안 일 것입니다.

    3. 적극적인 경청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그렇지 않은 대상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공감적인 의사소통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경청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설명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피드백을 요청하고 이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경청한다면 상대방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적극적인 경청은 짧은 시간 내에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보다 많이 습득할 수 있게 해 주고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대화를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해답도 제시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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