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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로 보는 생활 속 심리학 】

[기분 일치 기억 편향] 기분에도 작용하는 관성의 법칙

by Derokey 2023. 3. 29.

기분이 우울해 보이는 한 남자

 

영화감독인 조셉은 자신의 두 번째 작품의 개봉을 앞두고 마음이 몹시 심란했다. 최근 여러 저명한 평론가들을 초대하여 시사회를 열었는데 아주 신랄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SF장르의 입봉작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자신감이 오를 대로 올랐던 지라 조셉은 바로 평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코미디 장르에 도전을 했던 것인데, 자신이 생각한 것만큼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당신이 돈이 많아 버릴곳이 없다면 반드시 이곳에 버리기를 추천합니다." -평론가 제임스 카터-

"영화 포스터에 반드시 코미디라는 문구가 필요한 영화" - 평론가 피터 스미스 -

"초심자의 행운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보여주는 영화, 그의 자만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평론가 다니엘 리-

 


평론가들의 혹한 평가들은 조셉에게 살을 저미는 듯한 고통을 주었고 그들의 예상대로 영화는 보기 좋게 흥행에 실패했다. 더 큰 문제는 영화 투자 및 배급사는 큰 손실을 떠안게 되면서 조셉의 코미디 영화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는 투자사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었다. 아무리 수소문하여 투자사를 찾아가도 이제는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사실 조셉의 입봉작이 그의 첫 작품은 아니었다. 그의 오랜 무명감독 생활동안 그가 출품한 영화작품만 스무 편이 넘었는데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그럴 때마다 조셉은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달래기 위해 술에 의존했었다. 조셉은 그의 테이블에 쌓인 술병들을 보면 그때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듯했다. 그를 경멸하듯 쳐다보던 평론가들의 시선, 무표정한 관객들의 반응, 마지못한 축하인사를 건네는 주변 지인들... 그 장면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조셉은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술독에 빠져살고 있던 어느 날 조셉은 우연히 TV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갑자기 그의 머릿속이 띵한 느낌이 들었다.

'왜 내가 그 생각을 못했지...코미디가 좋으면 내가 직접 코미디를 하면 되는 거잖아!'

그 길로 조셉은 직접 코미디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고 술을 끊고 작은 극단의 단역 배우부터 시작하여 코미디를 배워가기 시작했다. 점점 사람들의 좋은 평가를 받던 조셉은 어느덧 유명한 TV쇼의 게스트로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SF영화감독이었던 그가 코미디 배우가 된 배경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쏠린 덕분에 빠르게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이제 조셉을 SF영화감독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의 스탠딩 코미디에 매료된 사람들은 그것을 기억할 틈이 없어졌으니 말이다.

 

목차

 

    기분 일치 기억 편향(Mood congruent memory bias)이란?

    '기분 일치 기억 편향'이란 현재의 기분 또는 감정과 관련된 과거의 기억들이 잘 떠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사람은 어떠한 사물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관련된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 기분이 좋을 경우 과거의 관련 긍정적인 기억이 잘 떠오르며, 현재 기분이 좋지 못할 경우 관련된 과거의 부정적인 기억이 잘 떠오르게 됩니다.

     

     

    예를 들어 휴가로 바다에 놀러 간다고 하면 과거에 바다에서 수영을 하거나 낚시를 하면서 얻었던 즐거움이 떠오를 수 있고, 아파서 병원을 간다고 하면 예전에 맞았던 주사의 아픔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 처럼 사람은 현재의 기분이 어떠냐에 따라 관련된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어 그때의 감정을 되새겨 보곤 합니다. 따라서 평소 즐거운 생각을 많이 하는 낙천적인 사람은 과거의 즐거운 기억에 대한 생각을 더욱 많이 하게 되고 평소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비관적인 사람은 과거의 좋지 않았던 일들에 대한 생각을 더욱 많이 할 수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기분 일치 기억 편향(Mood congruent memory bias)에 따른 기분 관성의 법칙

    '기분 일치 기억 편향'에 따르면 현재의 기분에 따라 과거의 관련 기억을 떠올린다고 합니다. 이것은 곧 즐거운 기분이 유지되면 계속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슬프거나 우울한 기분이 유지되면 계속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반추해 볼 수 있습니다. '관성의 법칙'이란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모든 물체는 자기의 상태로 유지하려고 하는 것'을 뜻하는 물리학 용어입니다. 우리는 '기분 일치 기억 편향'을 통해 이 물리적 특성이 기분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즐거운 기분이 유지된다고 하면 긍정적인 생각들로 계속해서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우울한 기분이 유지된다고 하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점점 더 심각한 심연으로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울한 기분이 유지되는 상황을 항상 경계하고 '외부의 힘'을 통해 관성을 깨나 가야 합니다. 위 사례에서 조셉은 영화흥행 실패를 통해 과거 무명시절의 안 좋은 기억들이 떠올라 자칫 벗어나기 힘든 수렁에 빠진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TV 코미디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의 동기부여로 관성을 깼던 것이 다시 재기할 수 있었던 성공의 발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우울하고 부정정인 생각들이 관성을 가질 때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이것을 스스로 깨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기분 일치 기억 편향(Mood congruent memory bias)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극복하기

    '기분 일치 기억 편향'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경우 우리의 삶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분 일치 기억 편향'은 자연스러운 회고적 심리에 가깝지만 부정적인 요인은 제거하는 것이 보다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아래와 같은 방법을 통해 '기분 일치 기억 편향'의 부정적인 영향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1. 저널링(Journaling)

    '저널링'이란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한 내면의 기록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반복된다면 저널링을 통해 매일의 감점의 변화를 기록하고 이것의 패턴을 식별할 수 있다면 부정적인 생각으로 빠지는 통로를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부정적인 사고들이 생각을 지배하게 될 경우 원천적으로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우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으며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 직면한다면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고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심리치료를 병행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생각의 관성을 깨부수기

    부정적인 생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기 때문에 그러한 관성이 더욱 강하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정적인 생각이 이어지는 관성을 스스로 깰 수 있어야 합니다. 늘 많은 생각으로 새벽 늦게 잠들었다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패턴으로, 음주나 흡연에 의존하였다면 이를 끊거나 줄이고 운동 등으로 해소한다든지 등의 정반대의 행동의 패턴이 이 같은 관성을 깨부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4. 주위 환경 바꿔보기

    늘 같은 장소 같은 환경에 머무르면 생각의 그 장소에 머물러 정체될 수 있습니다.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직장이나 가정의 환경을 바꿔보거나 여행, 산림욕 등 다양한 외부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켜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직장이나 가정의 경우 책상정돈, 옷장정리, 가구배치변경, 벽지교체, 조명교체 등 사소하지만 가장 자주 마주하게 되는 것들부터 바꾸어 나가는 것이 보다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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