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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로 보는 생활 속 심리학 】

[가용성 휴리스틱] 쉽게 떠오르는 기억을 경계하라

by Derokey 2023. 3. 21.

자동차를 운전하여 출근하는 회사원

 

톰은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운전을 하던 도중 직장동료인 마가렛으로부터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톰, 출근시간에 미안한데 내 오랜 노트북 PC가 새벽에 작업 도중 망가져 버렸지 뭐야. 오늘 오후까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야 되는데 난감하게 됐어. 지금 급하게 노트북을 구입하러 가는 길이야. 추천해 줄 만한 제조사나 모델 없을까?"

톰은 평소 전자제품을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었지만 마가렛의 다급한 목소리에 큰 고민 없이 답했다.


"P사의 PLT-321 모델 어때? 요즘 이 제품이 인기가 많은 것 같더라고. 가격도 아주 좋아보여"

마가렛은 어지간히 급했는지 고맙다는 짧은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막히는 도로를 뚫고 회사에 도착한 톰은 불현듯 '마가렛이 정말 그 제품을 정말 샀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사실 톰도 그 제품에 대해 자세히는 몰랐기 때문이다. 다만 그 제품은 톰 항상 지나가는 출근길의 옥외광고, 라디오를 켤 때마다 나오는 CM송으로 익숙한 회사였다.

" 아 내가 큰 실수를 한 것 같은데... 난 사실 그 제품의 대한 스펙을 전혀 모르고 있잖아!"

 


P사는 신생기업으로 제품 가격들은 대체로 저렴했지만 아직까진 사용자가 많지 않아 상품의 안정성이나 우수성은 입증되지 않은 제품들이 많았다. 평소 글로벌 1위 기업인 A사의 노트북 PC를 극찬하고 현재도 사용 중인 톰이 마가렛에게 그 회사의 제품을 추천한 것은 어찌 보면 이율배반적인 행동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 마가렛은 급한대로 그 회사 제품을 구입하였고 얼마 뒤 제품고유의 심각한 결함이 발견되어 또 한 번의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마가렛은 괜찮다고 했지만 톰은 잘 알아보지고 않고 추천한 제품으로 마가렛이 피해를 본 것에 대해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톰은 왜 본인도 잘 모르는 제품을 자신도 모르게 칭찬하고 추천하게 된 것인지 의문이 남았다.



목차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 이란?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란 '가용성'을 뜻하는 단어 'Availability'와 '시간이나 정보가 불충분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거나, 굳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사용하는 어림짐작 기술'을 뜻하는 단어 'Heuristic'의 합성어입니다. '가용성 휴리스틱'은 이 두 단어를 조합한 심리학 용어로 '쉽게 기억나는 기억에 높은 점수를 주기 쉽다'는 의미입니다. 이 심리학 이론은 노벨상 수상 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츠기(Amos Tversky)와 대니얼 카너만(Daniel Kahneman)에 의해 1973년에 처음 소개된 개념으로 판단이나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사람들은 최근에 자주 접했거나 쉽게 떠오는 정보들을 이용하려고 하는 인지적 경향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판단을 빠르고 쉽게 내리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되는데 일종의 정신적 지름길인 셈입니다. 위 사례에서 톰은 자신이 A사 제품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생기업은 P사 제품을 추천하게 되는데, 이는 출근길의 옥외광고나 라디오 광고와 같이 미디어 광고의 노출영향이 컸기 때문입니다.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광고에 노출된 톰은 잘 알지도 못하는 P사 제품에 대해 자연스럽게 후한 점수를 주게 되고 급기야 직장 동료에게까지 추천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실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가용성 휴리스틱'이 예로 볼 수 있습니다.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 발생하는 원인

    '가용성 휴리스틱'은 인간의 두뇌가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발생하는 인지편향입니다. 복잡하거나 낯선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뇌는 본능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처리하기 쉬운 정보를 먼저 찾게 됩니다. 이처럼'가용성 휴리스틱'이 발생하는 원인은 뇌의 활동적인 측면과 연관이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가용성 휴리스틱'의 과정이 뇌가 에너지를 보존하는 방법 중 하나 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수많은 외부 환경과 방대한 양의 정보에 공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조치하기 위해서는 이 정보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뇌는 한 가지 정보의 처리에 오랜 시간을 할애할 수 없기 때문에 쉽게 떠오르는 기억과 정보에 의존함으로써 에너지를 절약하고 인지과부하를 회피하려고 합니다. 두 번째로는 우리의 뇌는 정보의 빈도와 최신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특정정보에 자주 노출되면 친숙함을 느끼게 되고 최근에 접한 정보 일 수록 더욱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정보의 정확성과 관련성보다는 반복성과 최신성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1인 미디어와 OTT 등 각 종 매체들의 발달로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소재에 더 많이 반응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자극적인 정보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쏟아져 나오지만, 이 방대한 정보에 대해 우리는 완벽하거나 정확한 정보인지 일일이 확인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많은 정보들을 처리함에 있어서 이러한 과정을 자연스럽게 건너뛰게 되며 쉽게 믿거나 의존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우리가 현실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 우리는 '가용성 휴리스틱'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 유념하여 정보의 습득과 사용에 보다 조심성 있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

    '가용성 휴리스틱'은 뇌의 편의적이고 무의식적인 처리방식은 사람의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 과정의 인지편향으로 잘못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 영향으로 '가용성 휴리스틱'이 사람들이 드물거나 특이한 사건의 가능성을 과대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지진에 대한 뉴스기사를 많이 접한 사람은 지진이 통게적으로 발생빈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 자주 일어나는 화재나 수해에 대한 대비보다 지진에 대한 대비에 보다 힘을 쏟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영향으로 로는 즉시 사용할 수 없는 중요한 정보를 간과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누군가는 매입여부를 고려하는 물건에 대해 공인중개사의 일반적인 의견이나 등기부등본과 같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정보에 의존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가용성 휴리스틱' 과정에 의해 부동산 투자의 성패와 직결된 주변 부동산들의 시세흐름이나 상권, 교통, 개발정보 등과 같이 중요하고 쉽게 얻기 힘든 정보는 간과하게 될 수 있습니다.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

    '가용성 휴리스틱'은 올바른 정보의 인식을 차단하고 왜곡시켜 잘못된 의사결정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인지편향입니다. 우리는 아래와 같은 전략으로 이 잘못된 인지편향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1. 다양한 관점의 정보탐색

    '가용성 휴리스틱'은 쉽게 기억나는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하기 때문에 편협한 시각에 머물게 만듭니다. 보다 안전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정보를 탐색해야 합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판단이 여러 시각에서 검증해 보고 객관화 시키면 합리적 의사결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정보탐색의 시간을 아까워하지 말 것

    중요한 의사결정일수록 '가용성 휴리스틱'에 의한 기억을 경계하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탐색해야 합니다.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경우 더 큰 손실과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하므로 애초에 정보탐색의 시간을 다소 많이 할애하더라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한 정보들이 수집되었다면 이를 분류하고 검증하면서 다양한 관점의 시나리오를 고려해 보도록 하십시오.

    3. 정보의 출처를 의심해 볼 것

    어떠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쉽게 떠오른 정보나 기억이 있다면, 이 정보의 출처를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출처의 확인을 통해 믿을만한 정보인지 아닌지를 한번 더 판단하게 하는 장치가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 정보의 출처가 해당 전문가의 논문이나 저서일 경우와 유튜브 일 경우를 비교해 보면 어떤 출처가 보다 신뢰성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4. 의사결정 프레임 워크를 활용할 것

    평소 '가용성 휴리스틱'의 오류로 인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 프레임워크에는 의사결정트리, SWOT 분석, 비용편익분석, 여섯 색깔 사고모자 기법 등이 있으며 필요한 의사결정의 종류에 따라 개인적인 영역에서 비즈니스의 영역까지 다양하게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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